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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좌의 게임 시즌3
제5화 불의 입맞춤

 

신이여

 

우릴 비추소서

 

빛의 신이시여
우릴 지키소서

 

진실을 보여 주시어

 

죄가 있다면 단죄하시고
진실하다면 도우소서

 

빛의 신이시여
지혜를 주소서

 

밤은 어둡고
공포로 가득할지니

 

밤은 어둡고
공포로 가득할지니

 

물러서라

 

단죄! 단죄!

 

단죄! 단죄!

 

- 단죄!
- 죽여!

 

주님의 종에게 빛을 비추시어

 

죽음에서 일으키고
불꽃을 살려 주소서

 

밤은 어둡고
공포로 가득할지니

 

- 주여...
- 아리아, 안 돼!

 

죽음에서 일으키시고

 

안 돼, 이거 놔!
놓으란 말이야!

 

신이 백정의 아들보다
날 아끼는 모양이군

 

지옥에서 타 버려!

 

그리 될 게다

 

오늘은 때가 아니다

 

장벽 위에 순찰 중인
까마귀들이 있다던데

 

아는 데로 말해 봐

 

순찰병이 넷인데
둘은 장벽을 순찰하고

 

- 둘은 경계를 섭니다
- 순찰 교대 간격은?

 

위치마다 달라

 

장벽 어느 구역으로
올라갈 건지 말해 봐

 

궁금한가 보군

 

장벽을 지키는 성이
전부 19채다

 

쓰는 성이 몇 채지?

 

세 채

 

확실해?

 

어느 성?

 

검은 성

 

그래, 검은 성

 

검은 성은 다 알지

 

나머지 두 채는?

 

동부 경계탑, 그림자 탑

 

검은 성 병력은 얼마나 되지?

 

- 천 명입니다
- 거짓말

 

널 죽이고 나면
독수리는 어떻게 되지?

 

줄 끊어진 연처럼
하늘에서 떠돌까?

 

- 아님 그냥 떨어질까?
- 이제 우리 편이야

 

네가 자고 싶다고
우리 편이 되나?

 

난 당신 안 무서워

 

난 네가 맘에 든다

 

하지만 날 속인다면
아주 괴롭게 죽여 주지

 

천 명입니다

 

곧 알게 되겠지

 

날 감쌀 필요 없어

 

어련하시겠어

 

뼈군주한테 죽을 뻔할 때
누가 말려 줬지?

 

맨스 앞에서
보증 서 준 사람은?

 

나한테 신세를 지신 것 같은데

 

- 내놔
- 훔쳤으면

 

내 거야
되찾고 싶으면 다시 훔쳐

 

이그리트!

 

이그리트!

 

이그리트!
염병할

 

이그리트!

 

오렐 말이 맞아?
아직도 까마귀야?

 

이제 증명해 봐

 

- 이그리트
- 서약을 했다지?

 

지금 깨 봐

 

날 봐 줘

 

내 전부를

 

이러면 안 돼

 

 

왜 옷을 안 벗어?
이런 쑥맥 같은...

 

아까 입으로 했던 거

 

남부에선 남자들이
그렇게 하나 보지?

 

글쎄, 그냥 거기에
입맞추고 싶었어

 

좋아하는 것 같던데

 

좋긴 하더라

 

누구한테 배웠어?

 

네가 첫경험이야

 

동정이셨네
숫총각이셨어

 

난 야경대였잖아

 

그럼 넌?
너도 처녀였어?

 

어떨 거 같아?

 

- 상대가 누구였어?
- 그냥 평범한 애였어

 

형과 돌아다니면서
장사하는 애였지

 

머리가 나처럼 빨간색이었는데

 

너무 부실했어
너랑 달리

 

그게 첫경험이었고
텐이란 애도 있었는데

 

공용어를 못 썼지만
몸이 얼마나 멋지던지

 

그래, 고마워
충분히 들었네

 

돌아가야겠어

 

토문드가...

 

난 아직 안 끝났어

 

목욕한 지 얼마나 됐어?

 

돌아가지 말자

 

여기 오래 있을래

 

이 동굴을 떠나고 싶지 않아

 

영원히

 

내 금 돌려줘

 

전쟁이 끝나면 갚겠다고 써 있다

 

놀고 자빠졌네!
도둑 놈들

 

무법자는 훔치는 게 당연해
살았으면 곱게 가라

 

죽여 봐라, 활잡이
박살을 내 주마

 

풀어 줄 순 없어요
죄인이잖아요

 

신의 눈엔 아니다

 

- 안 돼요!
- 그만!

 

심판은 신의 몫이다

 

가라, 빛의 신께서
널 지켜보실 거다

 

문을 열어라!

 

왕시해자야

 

꿇어

 

너도

 

볼튼 경
왕시해자를 데리고 왔습니다

 

일으키게

 

손을 잃었군

 

잃긴요
여기 있잖습니까

 

- 내다 버리게
- 아비에게 보낼까요?

 

혀를 뽑기 전에 입조심하게

 

이 여인도 풀어 주게

 

내가 사과하겠네
무례를 용서하게

 

감사합니다

 

우리 손님들을 방으로 모셔라

 

나중에 얘기하지

 

볼튼 경

 

수도에서 올라온
소식은 없습니까?

 

아직 못 들었나?

 

스타니스 바라테온이
킹스랜딩을 공격했네

 

블랙워터 만으로
함대를 몰고 왔지

 

그리고 자네 누이는...

 

어찌 말해야 하나

 

자네 누이는

 

아주 잘 살아 있네

 

자네 부친의 병력이
제때 도착했지

 

제이미 기사가 힘든 모양이군

 

콰이번에게 데려가게

 

- 난 죽는 건가?
- 아니

 

상처가 곪아서 조금 잘라야겠소

 

팔을 통째로 자르면
훨씬 안전할 텐데

 

그럼 당신이 죽어

 

현사가 아니군

 

사슬은 어디 있지?

 

시타델에서 빼앗아갔소

 

내가 하던 실험들이
너무 대담하다며

 

팔꿈치에서 자르면
윗 부분은 남을 거요

 

당신 죽이는 데
왼손 하나면 돼

 

썩은 살을 도려내고

 

끓는 포도주로
소독할 수도 있소

 

운이 따른다면 그걸로 될 거요

 

양귀비즙을 드리겠소

 

- 필요없어
- 고통스러울 거요

 

- 소릴 지르면 돼
- 고통이 엄청날 텐데

 

소릴 크게 지르지

 

베일리쉬 경

 

대비님

 

- 부탁할 게 있습니다
- 말씀하시죠

 

티렐 가문이 전하에게
해가 될까 두렵습니다

 

물론 타이윈 경께도
말씀드리셨겠죠?

 

내 부친께서는 실용적인 분이죠

 

하긴 실용적인 게
장애가 될 때도 있죠

 

그리고 가문의 조력자를
후하게 대하는 분이에요

 

적에게 무자비하시듯
아군에겐 관대하시죠

 

티렐과 좋은 관계를
유지한다고 들었습니다

 

수도를 떠나기 전에
방법을 찾아 보세요

 

- 최선을 다하죠
- 고맙군요

 

아리아를 찾을 때보단
신경을 써 줘야겠어요

 

약속 드리죠

 

적당히 좀 따라라
무슨 여관도 아니고

 

- 죄송합니다
- 됐다

 

무화과나 좀 다오

 

소화가 잘 안 돼서
약처럼 먹는다오

 

무슨 일로 부르셨소?

 

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재정 문제 몇 가지를
논의하고자 합니다

 

재정 문제나 논하자고
여기까지 부른 거요?

 

왕실 혼인식을 계획 중이시라죠?

 

그렇소만

 

식이 너무 호화스럽다는

 

- 우려도 들립니다만
- 호화스러우니까

 

왕실 혼인식 아니겠소

 

- 그건 이해합니다
- 잘됐구려

 

하지만 재무관으로서
비용을 계산해 보니

 

지출이 엄청나더군요

 

그래서요?

 

그래서가 아니라
우린 전쟁 중입니다

 

잊고 있었구려

 

- 보급선을 유지하려면
- 이걸 잊고 있었다니

 

우리가 지원한 보병이
12,000명이었소?

 

창기병 1,800명에
지원병 2,000명

 

수도가 겨울을 날
비축품도 지원했소

 

밀 160만 말

 

보리, 귀리, 호밀
각 50만 부셸씩

 

소 2만 두, 양 5만 두

 

전시 비용에 대해선
더 말할 것 없소

 

잘 알고 있으니

 

왕국 보존을 위해
꼭 필요한 것들이니

 

귀 가문의 지원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왕실 혼인식도 마찬가지라오

 

백성들의 배만 채울 게 아니라

 

여흥도 필요한 거요

 

여흥을 주지 않으면
스스로 찾는 법이오

 

우릴 죽이는 것으로
여흥을 찾을 텐데

 

왕실 혼인식이
훨씬 안전하지 않겠소?

 

그렇군요

 

그리고 왕실 혼인식은
본디 왕가의 부담이라오

 

술꾼에 호색한에
방탕하다고 들었소만

 

주판이나 만지고 있다니
개인적으로 실망이구려

 

볼란티스까지 가서 따 온 게냐?

 

- 부인
- 그리 합시다

 

티렐 가문이 비용을
못 낸단 말은 아니오

 

비용의 반을 댈 테니
계획대로 하시구려

 

- 그럼 되겠소?
- 감사합니다

 

그럼 해결됐구려
좋은 하루 되시구려

 

줘 봐

 

뭐 하는 거야?

 

- 베릭 경 갑옷 고쳐
- 왜?

 

형제단에 남아서
대장장이 하려고

 

정신 나갔어?

 

라니스터가 쳐들어오면
너는 무사할 거 같아?

 

너도 같이 죽어

 

그놈들은 예전부터
날 노리던 놈들이야

 

이럴 필요 없어

 

내가 이러고 싶어
여긴 동료가 필요해

 

롭 오라버니도 그래
내일 떠나

 

- 그리고...
- 뭐? 모시라고?

 

난 평생 누군가를
모시면서 살았어

 

스승으로 모시던 인간은
날 야경대에 팔았고

 

하렌할에서 타이윈을
모시고 있을 땐

 

언제 죽을까 두려웠어

 

- 종 노릇은 질렸어
- 베릭 경을 모시겠다며

 

이 사람들의 선택으로
리더가 된 사람이야

 

이 사람들은 형제고 가족이야

 

난 가족도 없었잖아

 

내가 가족 하면 되잖아

 

내 가족이 될 순 없어
넌 귀족이니까

 

윌렘

 

윌렘!

 

- 우릴 구하러 온 거야?
- 라니스터 쓰레기, 데려가!

 

전 잘못 없어요
전 그냥 종자예요

 

데려오세요

 

이게 전부요?

 

무기도 없는 아이 둘을
다섯이 죽인 거요?

 

죽인 게 아니라 복수였소

 

복수?

 

경의 아들을 죽인 건
저 아이들이 아니오

 

하리온은 전사했고
토렌은...

 

왕시해자가 목을 졸라 죽였소

 

- 그놈의 친척들이오
- 아이들이잖소!

 

아이들을 보시오

 

당신 모친에게 보라고 하시오

 

저 여자가 죽인 거요

 

내 모친은 무관하오
이건 경의 반역이오

 

적을 풀어 준 게
바로 반역이오

 

전쟁에선 적을 죽이는 거요
아버지한테 못 배우셨나?

 

놔두세요

 

그래

 

놔두시오

 

잔소리 좀 하고
풀어 주려나 본데

 

반역자를 그리 대하시잖소
북부의 왕이시여

 

내가 실언을 했군

 

북부를 빼앗긴 허울뿐인 왕에게

 

카스타크 경을 가두고
나머진 목을 매달아라

 

자비를 베푸십시오
저는 망만 봤습니다

 

죽는 걸 망 보게 하고
마지막으로 매달아라

 

전 억지로 한 겁니다
억지로 한 겁니다!

 

비밀로 하시죠

 

타이윈의 조카들이니
빚을 갚으려 들 겁니다

 

- 그게 신조 아닙니까
- 거짓말까지 하란 건가?

 

거짓말이 아닙니다

 

전쟁이 끝날 때까지만
덮자는 말씀입니다

 

정의를 위해 싸운다 하면서

 

내 측근의 살인을
눈감아 준다면

 

정의를 위해 싸운다
말할 수 없소

 

죽여야겠소

 

카스타크는 북부의 맹주다
영주를 죽이면 참지 않아

 

맞아요, 카스타크 가문이
등을 돌릴 거예요

 

그대가 치료하고

 

밥 먹이던 아이들이
무참하게 살해됐소

 

전쟁이 끝날 때까지
아이들이 계속 죽겠죠

 

전쟁을 끝내시려면
카스타크가 필요해요

 

목숨만 살려서
인질로 삼으렴

 

인질로 쓰시죠

 

카스타크가 충성하면
해하지 않겠다고

 

나도 최초인의 피가 흐르는
북부인이다

 

네 아버지를 위해
미친 왕과 싸웠고

 

널 위해 조프리와 싸웠다

 

스타크와 카스타크는
한 가문과 다름없다

 

그렇다고 배신자를
살려 줄 순 없소

 

평생 죄책감에
시달려 보란 얘기다

 

무릎을 꿇으시오

 

카홀드의 영주 리카드 카스타크

 

신들께서 보시는 가운데
사형을 언도하노라

 

남길 말은 있소?

 

날 죽이고 저주 받아라
넌 내 왕이 아니다

 

조프리

 

세르세이

 

일린 페인

 

멀린 기사

 

사냥개

 

날 어쩔 거예요?

 

아침에 리버런에 데려다주마
네 오라비가 거기 있다

 

우린 작은 지원을 받고
넌 집으로 가는 거지

 

날 인질로 잡고 팔려는 거네요

 

그리 생각 마라

 

- 그게 사실이잖아요
- 사실이지

 

- 아니기도 하고
- 사실에 더 가까워요

 

베릭은 네 아버지를
정말 존경했단다

 

네 몸값 요구도 관두자고 했었지

 

- 근데 왜 받아요?
- 돈이 필요하니까

 

나 때문에 놀랐느냐?

 

아뇨

 

화 난 건 이해한다만
풀어 줘야 했다

 

살려야 할 이유가 더 컸으니까

 

- 아깐 죽은 줄 알았어요
- 죽었지

 

근데 어떻게...

 

토로스
날 몇 번이나 부활시켰지?

 

빛의 신이 한 일이오
난 기도나 했을 뿐이고

 

- 몇 번이지?
- 다섯 번일 거요

 

이번까지 여섯 번이군

 

여섯 번

 

처음 죽었을 땐
'산'의 짓이었지

 

보여 주시오

 

창으로 가슴을 꿰뚫어 버렸단다

 

그 다음엔 배에 검이 박혔지

 

등에 화살도 맞고

 

옆구리에 도끼도 맞고

 

라니스터 놈들에게 잡혀
반역으로 처형도 당했지

 

교수형이었나?
눈을 찌르는 거였나?

 

둘 다였소
결정하기 힘들다고

 

이번이 여섯 번째다

 

클리게인 가문에게
두 번째 죽는군

 

이제 조심하시오

 

예전 같지 않잖소

 

알아

 

부활할 때마다

 

뭔가 잃는 기분일세

 

내 일부가 어디론가
사라지는 기분

 

머리 잘린 사람도
되살릴 수 있어요?

 

여섯 번도 아니고
딱 한 번만

 

그렇겐 안 될 게다

 

스타크 경은 호인이셨다
어디선가 쉬고 계시겠지

 

할 수만 있다면
대신 죽었을 게다

 

그러게요

 

아저씬 살아 있잖아요

 

주님의 빛으로
절 비춰 주시고

 

어둠에서 보호하소서

 

제 죄악들을 태우시고

 

주님을 섬기게
해 주시옵시며

 

당신의 뜻대로
사용하여 주옵소서

 

밤은 어둡고
공포로 가득할지니

 

절 찾아오시길
밤낮으로 기도했어요

 

부인

 

빨리 오려 했소만

 

- 전쟁이...
- 사정은 저도 알아요

 

멜리산드레 사제가
다 말씀해 주셨어요

 

그렇겠지

 

낙담 마세요
정통이시니 꼭 승리하실 거예요

 

나도 그리 믿었었소

 

전하께선 신의 전사시고
훌륭한 분이세요

 

셀리스

 

혼인 서약을 깼소

 

죄를 저질렀소

 

- 아니에요
- 당신에게 죄를 짓고

 

수치를 줬소

 

전하는 신의 일을
행하시는 거예요

 

모르는 소리

 

그 붉은 사제

 

- 멜리산드레가...
- 저도 알아요

 

멜리산드레 사제가
전부 말해 줬어요

 

빛의 신을 섬기는 일에
죄악이란 없어요

 

그 얘길 들었을 때

 

저는 기쁨으로
눈물 흘렸답니다

 

우리 아가들

 

피터, 토마드, 에드릭

 

멜리산드레를 주신 신께
매일 감사의 기도를 드려요

 

전하께 아들을
낳아 줬잖아요

 

제가 드린 건

 

- 아무것도 없는데
- 그건 아니잖소

 

그럼 그 아이도
보러 오신 거예요?

 

그럴 필요없어요

 

그런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마세요

 

내 딸이오

 

애를 봐야겠소

 

전하는 왕이세요
제 허락은 필요없죠

 

바다
알아, 알아

 

오, 오, 오

 

새들은 비늘이 있고

 

물고기가 날아가네

 

알아, 알아

 

오, 오, 오

 

쉬레인

 

아버지

 

많이 컸구나

 

전쟁에 나가셨다고
듣기는 했어요

 

이기셨어요?

 

아니

 

양파 기사 아저씨도
같이 돌아왔어요?

 

그래
아주 용맹히 싸웠지

 

근데 아직 안 왔어요

 

수도에서 선물을 사 오신댔는데

 

이젠 못 올 거다

 

왜요? 제 친구인데

 

보세요

 

양파 기사 아저씨가
만들어 주셨어요

 

어머니한테는
비밀이에요

 

어머니는 아저씨를
별로 안 좋아해요

 

다보스 기사는 반역자다

 

평생 감옥에서 나올 수 없단다

 

너도 잊어라

 

적당히 해야지
가죽 벗겨지겠네

 

- 여긴 웬일이야?
- 씻으려고

 

이것 좀 벗겨라

 

이제 나가

 

다른 욕탕 있잖아

 

난 여기가 좋아

 

너한테 관심 없으니까
걱정할 거 없어

 

혹시 기절하거든
알아서 꺼내 줘

 

욕탕에서 죽으면
놀림거리가 될 테니

 

죽든 말든 내가 무슨 상관이야

 

캐틀린 부인에게
약속한 건 잊었나?

 

날 킹스랜딩으로
무사히 데려가야지

 

온전히 데려가긴
글러 먹었지만

 

이러니 렌리가
너만 믿다 죽었지

 

내가 지나쳤군

 

- 날 그리 지켜 줬는데
- 날 조롱하지 마

 

사과하는 거야

 

싸움도 질렸어
휴전하자고

 

믿음이 있어야
휴전도 하는 거야

 

난 널 믿어

 

역시 그 표정이군

 

그런 표정들을
17년이나 봐 왔어

 

모두 날 경멸하지

 

왕시해자
서약을 어긴 자

 

명예도 없는 자

 

- 도깨비불 아나?
- 물론

 

미친 왕이 환장하던 무기지

 

사람 타는 모습을
아주 좋아했어

 

피부가 녹아내리고
뼈가 타는 모습을

 

반항하는 영주와 대수들을
모조리 태워 버렸지

 

자기 뜻을 거스르면
누구든 죽여 버렸어

 

그러니 나라의 반이
등을 돌렸지

 

아에리스 왕은 위협을 느끼고

 

화염술사를 불러 온 도시의
지하에 도깨비불을 심었어

 

베일러 신전 밑에도
플리바텀 빈민가에도

 

집, 마굿간, 여관

 

붉은 성 밑에도
도깨비불을 심었지

 

그러다 마침내 그 날이 찾아왔어

 

로버트 바라테온이
수도로 진군했지만

 

내 아버지가 전 병력을
이끌고 먼저 도착했지

 

역적 무리로부터
수도를 지키겠다고

 

아버지는 내가 알아
지는 편엔 서지 않지

 

미친 왕에게도 그렇게 말했어

 

투항하시는 게
최선의 방법이라고

 

하지만 내 말을 듣지 않더군

 

바리스의 투항 권고도
들으려 하지 않았지만

 

파이셀 대현사의
얘기는 들었지

 

그 교활한 늙은이

 

라니스터 가문은
믿어도 된다면서

 

라니스터는 왕가의
충신이라나 뭐라나

 

그래서 성문을 열었고
내 아비가 수도를 삼켰지

 

그때도 왕에게 가서
투항하시라고 간청했어

 

그랬더니 아버지의 머리를
베어 오라더군

 

그렇게 말하고
화염술사를 보며

 

'전부 태워 버려라'

 

'집도 침소도
모두 태워 버려라'

 

네가 그렇게도 아끼던 렌리가

 

아버지의 머리를 베고

 

노인 아이 할 것 없이
수천 명을 태워 죽이라면

 

그렇게 하겠나?

 

그때도 서약을 지킬 수 있을까?

 

먼저 화염술사를 죽여 버리고

 

도망치는 왕을 쫓아

 

등에 검을 꽂았지

 

그런데도 지껄이더군
'다 태워 버려라'

 

자기가 죽을 거라
생각 안 한 모양이야

 

그놈 생각엔 우릴 모두 태우고

 

용으로 부활해서

 

적들을 잿더미로
만들 줄 알았겠지

 

난 혹시 몰라서
목까지 그어 버렸어

 

그때 네드 스타크가
내 모습을 봤지

 

그게 사실이라면

 

왜 진작 말 안 했지?

 

왜 스타크 경에게 얘기 안 했지?

 

스타크?

 

명예로운 스타크 경께서

 

내 얘길 듣기나 할까?

 

날 보는 순간
죄인이라 판단하더군

 

늑대가 무슨 권리로
사자를 판단하는데?

 

- 대체 무슨 권리로!
- 도와주시오!

 

왕시해자가...

 

제이미
내 이름은 제이미야

 

양파 기사
양파 기사 아저씨

 

공주님
여기 오시면 안 됩니다

 

- 버트 깨겠어요
- 버트요?

 

그 뚱뚱한 간수요
늘 술 마시고 잠만 자요

 

방으로 돌아가세요
여기 오시면 안 됩니다

 

- 아버님이 아시면...
- 아저씨가 반역자래요

 

정말이에요?

 

맞습니다

 

전하께 불복했으니
대가를 치러야죠

 

전 상관 안 해요
우린 친구잖아요

 

심심하실 거 같아서
책을 가져왔어요

 

아에곤이랑 용 얘기예요
아에곤도 여기 살았었대요

 

타가리옌 가문이
이 성을 지었대요

 

- 그렇죠
- 망토에 책 숨기세요

 

재밌는 책이에요
또 가져올게요

 

감사합니다
정말 재밌겠군요

 

- 허나 책이 아깝군요
- 받으세요

 

책은 많아요

 

저는 글을 모릅니다

 

몰라요?

 

버트가 간수인 날
와서 가르쳐줄게요

 

- 안 됩니다
- 쉬워요, 재밌을 거예요

 

가세요, 안 됩니다

 

왜 안 돼요?
들키면 같이 갇히면 되지

 

-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 처음부터 해요

 

이 단어는 아에곤

 

A랑 E랑 G를
이렇게 같이 써요

 

에그랑 비슷해요

 

이 책의 제목은

 

'정복자 아에곤의 역사와
웨스터로스 정복'
이에요

 

엄청난 공성전이었죠

 

파이크를 돌파할 때
자네가 선봉이었나?

 

두 번째였죠

 

미르의 토로스가 불타는 검을
흔들며 혼자 돌파했잖습니까

 

미르의 토로스
진짜 미친 작자였지

 

그 전투 후에 로버트가
기사 작위를 내렸나?

 

잊지 못할 순간이죠

 

바닥에 무릎을 꿇자
어깨에 검을 얹으며

 

이렇게 말씀하셨죠

 

'전사 신의 이름으로
용맹히 싸울지어다'

 

그땐 소변이 급해서
아무 생각도 없었죠

 

16시간이나 갑옷을 입고서

 

전투를 치렀으니까요

 

왕의 신발에 오줌을 지린
최초의 기사가 될 뻔했죠

 

로버트도 웃었을걸세

 

좋은 사람이었지
위대한 전사였네

 

형편없는 왕이었고

 

형편없는 왕을 섬기느라
인생을 낭비해 버렸네

 

- 충성 서약을 했잖습니까
- 그래

 

주군이 술꾼이든 망나니든
서약은 지켜야 하는 법이지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신뢰하는 주군을 위해
싸우는 긍지를

 

느껴 보고 싶었네

 

저분을 믿나?

 

맘속 깊이 믿습니다

 

저 자들이냐?

 

네, 장교들입니다

 

너희들이 선택한
인생은 아니지만

 

이젠 자유인이니
스스로 선택하거라

 

너희들의 지휘관을
선택하였느냐?

 

투구를 벗어라

 

영광입니다

 

이름이 뭐냐?

 

회색 벌레입니다

 

회색 벌레?

 

무결병은 거세당할 때
새 이름을 받습니다

 

회색 벌레, 빨간 벼룩
검은 쥐 같은 식이죠

 

자신의 주제를
잊지 말란 뜻입니다

 

기생충이란 뜻이죠

 

오늘부터 이름을 새로 만들거라

 

다른 동료들에게도
그리 하라 일러라

 

노예의 이름을 버리고

 

부모가 준 이름이나
다른 이름을 선택하라

 

자긍심을 느낄 이름을
짓도록 하라

 

제겐 '회색 벌레'가
자랑스러운 이름입니다

 

태어날 때도 이 이름이었고

 

노예로 잡혀 갈 때도
이 이름이었지만

 

여왕님께서 자유를 주신 날

 

제가 가지고 있던
이름이기도 합니다

 

로버트 왕이 여왕님을 노렸었죠

 

당연히 그리 했겠지
최후의 타가리옌이니

 

소회의엔 충언을 하는
의원이 없나 봅니다

 

- 난 소회의엔 못 들어갔네
- 네?

 

전통적으로 왕실 근위대의
대장은 소회의에도...

 

전통적으론 그렇네만

 

로버트 왕의 반역 당시
그분 친구를 여럿 죽였거든

 

미친 왕 편이었다고
눈밖에 난 게지

 

난 별 상관없었네

 

정치는 질색이거든

 

저라도 그럴 겁니다

 

배신과 술수가 판치는
더러운 곳 아닙니까

 

여왕님도 통치하시려면
어차피 겪을 곳이죠

 

훌륭한 측근들의 조언을
받으실걸세

 

- 맘에 두신 사람이라도?
- 이런 말 미안하네만

 

본국에서 자네 평판은
여전히 좋지 않다네

 

그럴만도 하죠
노예를 팔았으니

 

우리의 대의를 위해선
자네도 빠지는 게 좋네

 

우리의 대의요?

 

전 로버트의 자객을
막느라 바빴지만

 

당신은 로버트를
섬기던 사람입니다

 

어쨌든 자네나 나나
여왕님의 통치를 바라잖나

 

합류한 지 며칠만에
속내를 알 수야 없죠

 

진심으로 섬기려면

 

필요한 일은 뭐든 해야지
자긍심이 다치더라도

 

여기선 근위대장 아닙니다
그저 추방당한 자일뿐

 

전 여왕님의 명령만
듣는 사람입니다

 

주무셔야죠

 

당신 말이 맞았소

 

카스타크가 돌아갔소

 

병력이 절반이 됐소

 

타이윈은 우릴 무너뜨릴 방법을
알고 있을 거요

 

아무것도 안 하고

 

기다리면 될 테니

 

그렇게 두지 마세요

 

뭘 할 수 있겠소?
킹스랜딩을 공격할까?

 

무덤을 파는 짓이오
하루면 전멸하겠지

 

북부로 가세요

 

뺏긴 땅을 되찾으시고
겨울을 기다리세요

 

겨울이 5년은 갈 텐데

 

기수들을 돌려보내면

 

가족들과 따뜻한 집에서
안전하게 지내다가

 

다시 남부로 가려고 하겠소?

 

기수들을 소집할 땐
목적과 사명이 있었는데

 

이젠 서로 헐뜯는
애들 패나 다름없소

 

새 목적을 주세요

 

무슨?

 

모르죠, 전 윈터펠이
어딘지도 모르는걸요

 

여기요

 

우린 여기 있고

 

킹스랜딩은...

 

왜 그러세요?

 

놈들을 전장으로
불러낼 수도 없고

 

방비가 튼튼한 수도를
칠 수도 없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공격할 수 있소

 

캐스털리 락이
도망갈 것도 아니고

 

집을 빼앗을 거요

 

하실 수 있겠어요?

 

카스타크의 병력을 대신할
병력이 필요하오

 

라니스터 편이 아니면서

 

그런 병력을 가진 자는
칠왕국에 단 한 명이오

 

내가 그자의 딸과
혼인하기로 했었지

 

월더 프레이

 

정말 검술이 대단하세요

 

혹시 언제쯤 돼야
그때 말씀하신...

 

조프리와 결혼하는 대로
씨앗을 심을 거예요

 

아주 빨리 자랄걸요

 

조프리는 그렇게 순순히
절 보내 주지 않아요

 

보내 주게 될걸요

 

그래야 내가 좋아하니까

 

종자

 

멋진 싸움이었습니다

 

싸움은 아니었지

 

못 보던 얼굴인데

 

올리버라고 합니다

 

기사님에게 걸맞은
상대가 필요하겠는데요

 

어찌 알았지?

 

뭘요?

 

내가 원하는 걸

 

나리

 

곧 결혼해야 하는데

 

사실 전혀 생각없어

 

대부분 그러더라고요

 

경험이 많은가 보지?

 

남편들을 많이 만났죠

 

금새 넘어 왔군

 

이것도 길었죠

 

우리 꽃의 기사께서
결혼을 하신다던데요

 

그래?

 

그럼...

 

상대는 누굴까?

 

세상에서 가장 큰 배라
할 수도 없고

 

빠르지도 않지만

 

내 배란다

 

한 척만 있으면 싶었는데
이젠 수십 척을 바란다

 

- 희한하지?
- 뭐가요?

 

우리가 뭘 원하든

 

그걸 갖고 나면
다른 걸 갖고 싶으니

 

머리가 달라졌구나

 

그래요?

 

마저리 아가씨가
그런 머리를 하시지

 

유행이니까요

 

좋은 소식이 있다
곧 떠날 것 같다

 

제가 같이 가야 해요?

 

내 생각은 상관없다
네 생각이 중요하지

 

집에 가고 싶지?

 

어떻게든 가고 싶죠

 

하지만 기다리는 게
나을지도 몰라요

 

저뿐만 아니라 경께도
위험한 일이잖아요

 

그렇게 잘해 주셨는데
폐를 끼치긴 싫어요

 

날 그리 걱정하다니
정말 고맙구나

 

난 네 친구란 걸
알아 줬으면 한다

 

진정한 친구

 

그럼요, 베일리쉬 경

 

- 피터라고 부르렴
- 피터

 

여기 남고 싶으면
당연히 남아도 된다

 

내가 돌아오면
다시 얘기하자꾸나

 

늦었구나

 

누님은 왜 부르셨어요?

 

같이 할 말이 있다

 

앉아라

 

제가 올레나 티렐과
단 한 번 만나고서

 

왕실 혼인식 비용을
엄청나게 줄였어요

 

다른 중대사가 있으니
그건 말할 거 없다

 

재무관의 입장에선
비용 절감이 중대사예요

 

그만 좀 하시지
보기 불편하니까

 

네 누이에게 듣자니
티렐 가문 작자들이

 

산사와 로라스를
맺어 주려 한다더구나

 

아주 잘됐네요
괜찮은 아이잖아요

 

로라스가 좋아하는
신체 부위는 없지만

 

- 농담이 불쾌하구나
- 다른 농담도 있는데

 

왕실과 맺어 줬더니
이렇게 되갚는군

 

북부를 가질 열쇠를
훔쳐 가려 하다니

 

산사가 열쇠였나요?
오라비가 있을 텐데

 

카스타크 병력이
집으로 돌아가서

 

롭의 병력이 반이 됐으니
이제 죽은 목숨이다

 

두 남동생은 테온에게 죽었으니

 

윈터펠의 상속자는
산사가 되겠지

 

산사를 티렐 가문에
넘겨 줄 순 없다

 

티렐의 병력 덕에
이기고 있는 겁니다

 

그들을 거절해도
될 거라 생각하세요?

 

거절하는 게 아니라
술책을 쓰자는 게야

 

술책은 밖으로
알려지지 않는 법이지

 

티렐은 왕실 혼인식 전까지
이 사실을 떠벌일 수 없다

 

우리가 선수를 쳐서
이 동맹을 부숴야지

 

- 어떻게요?
- 다른 배필을 찾아 줘야지

 

- 훌륭하네요
- 물론이지

 

- 진심은 아니시죠?
- 진심이다

 

조프리에게 부친을 잃고
지금껏 비참하게 산 애를

 

이젠 제게 준다고요?

 

- 그래도 이건 아니죠
- 애를 막 대할 셈이냐?

 

그 아이의 행복은
네게 달린 거다

 

고작 애잖아요

 

전에 들었지만
이미 월경을 시작했어

 

됐느냐?
혼인해서 애를 낳도록 해라

 

그건 할 수 있을터

 

제가 거절하면요?

 

전투의 보상을
요구하지 않았느냐

 

산사는 꿈도 못 꿀
훌륭한 보상이다

 

혼인할 나이가 지나기도 했고

 

전 혼인했어요

 

기억 안 나세요?

 

또렷이 기억하지

 

오히려 신들에게
감사드릴 일이야

 

결국 결혼할 게다
그리고 너도

 

무슨 말씀이세요?

 

로라스와 혼인해라

 

- 싫어요
- 하이가든의 후계자다

 

티리온은 북부를 갖고
넌 리치를 갖는 거다

 

- 전 그렇게 못 해요
- 하게 될 게다

 

아직 늙지 않았으니
혼인해서 애를 낳아야지

 

전 씨받이가 아니라
이 나라의 대비예요

 

넌 내 딸이다!

 

내가 명하는 대로
로라스와 혼인해라

 

그리고 이번 기회에
역겨운 소문도 끝내라

 

- 또 이러지 마세요
- 더 이상 말 마라

 

내 자식들아

 

너희들은 가문의 이름을
너무 오래 더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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